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벚꽃이 지고나서 너를 만났다
정확히 말하자면 길가에 벚꽃이 내려앉을 그 무렵
우리는 만났다

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끌렸고
또 그렇게 사랑했었다

비상하지 못한 기억력으로
너의 순서없는 역사를 재조합 해야했으며
전화기 속 너의 말들은 오롯이 기억하려 했다

사람이 사람을 알아나간다는 것은
한줄의 활자를 읽어나가는 것 보다 값진 것

나는 너를, 너는 나를
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알아나가며
이해하고 이해받으며
때론 싸우고 또 화해하며
그게 사랑이라고 나는 믿었었다

그러나 우린 벚꽃이 피기 전 헤어졌다
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
벚꽃이 피어나면 구경가자던
너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

계절은 추운 겨울을 지나
또 다시 봄이라는 선물 하나를 보내주었다

우리는 봄에 만나 봄에 헤어졌고
너와 나에게는 그리움 하나를 얹어 주었다

봄날, 벚꽃 그리고 너

Epitone Project
Posted by 어린왕자와 소행성